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불편한 요즘 무력감을 느끼는 분들을 위해 아드리안&히디의 “Pattern Play 1”을 추천합니다. 아티스트는 배열(arrange)이나 구조(structure)가 아닌, 놀이(play)이라는
표현으로 작품을 설명하고 있습니다.물론화면을 구성하며 더 나은 배열과 구조를 위해 고민했겠지요. 하지만 그들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묘사나 의미 부여 등을 벗어던진 자유로운 중첩의 과정과 그 사이에서 얻어지는 즐거움이었나
봅니다. 그 즐거움을 전하려는듯, 작품은 화사한 색상과 심플한 도형을 통해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금세 환하게 밝혀줍니다. 분홍과 노랑, 빨강과 초록 등 티 없이 맑은 색채들은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고, 단순하지만 질리지 않는 도형들은 적당한 율동감과 함께 안정감을 전달합니다. 심오한 상징이나 의미심장한 내러티브 보다, 순수한 형태와 색채가
선사하는 원초적 즐거움이 마음을 움직입니다.
안갯속에 갇힌
듯 계획이나 예측이 허용되지 않는 요즘, 우울감을 경험하는 이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밝아지기를 바랍니다. 아티스트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복잡한 삶의 과정 중 잠깐이라도 즐거운
놀이의 순간이 경험되기를 소망합니다. 부담스러운 모든 상황이 한순간에 가벼워질 수는 없을 테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 또한 언젠가의 일상으로 만들어 낼 것입니다. 부디
새로운 일상에 적응하는 과정이 예술경험을 통해 조금이나마 아름답고 즐거울 수 있기를, 덕분에 주위의
다른 일상들 또한 환하게 밝아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