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로즈브러의 작품은 저마다 어떠한 경험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머리에 남아 기억이 되고 마음에 남아 의미가 되었던 사건들이죠. 작품을 그려내는 잭은 경험을 가능하게 만드는 다양한 상황들을 함께 담아내고 싶은 모양입니다. 하나의 경험이란 다양한 사건과 상황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일련의 흐름인데, 그중 한순간만을 고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잭에 의해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의 변화는 새롭게 구성되고 색다른 방식으로 재배치됩니다. 여러 공간이 하나의 장면에 등장하기도 하고, 하나의 공간에 여러 개의 시간이 공존하기도 하죠. 모든 인체는 낯선 비율을 품게 되고 입체감이 없이 납작해진 배경들은 하나의 경험을 향해 차곡차곡 모두어집니다.
시간도 공간도, 인체도 자연도 모두 낯설게 변해버린 그의 작품이 한편으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가 사용하는 다채로운 색깔들이 우리의 눈을 환하게 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의 작품을 통해 느껴지는 독특한 입체감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화면에 등장하는 하나하나의 요소는 전부 납작합니다. 하지만 납작하게 재단된 상황들은 주목할 만한 것들끼리 모여 화면의 중심을 차지하고 나머지 요소들은 그 주위를 맴돌며 전체의 경험을 구축합니다. 마치 우리가 사소한 일상의 요소들을 모으고 덜어가며 고유한 경험을 만들어 가는 것처럼 말이지요. 잭의 작품이 보여주는, 일견 추상적이로 보이는 변형이 난해함보다는 풍부한 맥락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핀즐이 소개하는 아트워크와 매거진이, 잭 로즈브러가 표현하고자 하는 경험의 고유한 입체감을 여러분에게 전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트워크 감상의 순간이 여러분의 일상을 조금이나마 특별하게 바꿀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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