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47 Rhythm of the Sunshine 2
2021. 8. 20 Pinzle News Letter 풀꽃 위로 쏟아지던 햇빛, 바람, 빗물이
아름다운 빛깔로 녹아 풀꽃 곁을 수놓습니다. 한 줄기 초록은 꽃잎을 스쳐 지나가고 조약돌처럼 동글동글한
빨강과 파랑은 뿌리 주위로 모여듭니다. 햇살 같은 노랑은 그 모든 광경을 따뜻하게 감싸 안습니다. 거대한 자연 속 어떠한 나날을 풀꽃은 이토록 아름답게 받아들였을까요? 마치 풀꽃의 기억처럼 느껴지는 한 장면을 아티스트는 “Rhythm of the Sunshine”이라는 근사한
표현과 함께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실제로는 어떤 광경이었을까요? 투명하게 부드러운 햇살도
있었겠지만 숨이 턱하고 막히는 뙤약볕이 없었을 리 만무합니다. 허리가 휘청이는 세찬 바람이나 울적하게
이어지는 장마의 순간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풀꽃은 그 모든 상황을 그대로 기억하지 않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필연과 우연의 순간들을, 풀꽃은 고유한 방식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뿌리, 이파리, 꽃잎에 차곡차곡 담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만을 기억하며 아름다운 자연으로 피어납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법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굉장한 사건도, 고단한 일상도, 심지어는 마음을 가득 채웠던 감정조차도, 시간과 함께 차츰 구체적인 모양을 잃고 추상됩니다. 그리곤, 가장 중요한 것만을 담은 기억이 됩니다. 변형이나 왜곡도 있을 테지만
기억의 메커니즘을 따라가다 보면 스스로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훗날 여러분에게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요? 2021년 여름의
기억에는 무엇이 남게 될까요? 정신없이 살아내는 일상 가운데에서도 스스로에게 중요한 것을 되물을 수
있는 시간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핀즐의 47번째 아트워크는 한국화 아티스트인 정보라의 작품 “Rhythm of the Sunshine 2”입니다. 그녀는 기억을
주제로 작품을 만듭니다. 하지만 기억 자체를 형상화하기보다는 그것이 작동하는 방식에 주의를 기울이지요. 기억의 과정이 우리에게 어떤 것을 남기고 어떤 것을 흩어지게 만드는지를 주제로 삼아 화폭을 물들입니다. 기억의 흔적을 따라갑니다. 핀즐이 전하는 아트워크를 통해 , 나의 기억에 남겨지는
것들이 무엇인지 , 또 아스라이 빛바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풀꽃의 기억을 담은 추상적인 장면을 기회 삼아 , 오늘의 일상이 스스로에게
남길 기억을 미리 상상해봅니다 . 여러분 각자가 그린 기억의 추상화 , 마음의
기록화를 기대하며 , 여름의 끝자락에서 8월의 아트워크를 여러분께
보냅니다 . [Editor’s Letter] by 하민철 편집장
♬ 함께 감상하면 좋을 음악을 추천합니다. 다양한 콘텐츠가 그림과 함께 경험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때의 기억이 떠오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
음악과 함께 기억의 추상화 , 마음의 기록화를 바라보는 시간이 한층 풍성해지기를 바랍니다 .
1. The Summer –
Balmorhea Music 2. 美貌の青空 (Bibo no Aozora) – Ryuichi Sakamoto 3. 새소년 – 새소년 4. Rainbow – 조규찬 5. Une Barque Sur L’océan – André
Laplante [Something Else] by 박하나 에디터
글로벌 아트 신에서 주목받는 최신의 작품들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만나보세요. 정보라의 작품은 물론 전 세계 아티스트들의 감각적인 작품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트 러버에서 아트 컬렉터로 내딛는 첫걸음, 핀즐에서
경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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